본문 바로가기

투자/투자 전략

순진한 다각화 편향을 버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다들 뷔페에 가보셨을 겁니다. 제 경우 뷔페에 가면, 음식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든 음식을 조금씩 접시에 담아 옵니다.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죠. 누구나 뭔가를 놓치는 것을 잃어버리는 것만큼이나 싫어합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잃어버리는 것을 참을 수 없어하며, 손실 회피 성향이라고 알려진 행동 편향에 빠지게 됩니다. 뷔페에서 음식을 덜어오는 것 같은 단순한 사례에서 보더라도, 손실 회피 성향이 작용합니다. 우리는 뷔페에서도 다각화를 강요당하는 셈입니다.


뷔페에서 덜어온 다양한 음식을 살펴보면, 그 중 75%는 그저 그런 음식이고, 나머지 25%가 입에 맞는 맛있는 음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뷔페에서는 모든 음식을 조금씩 덜어오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 중 맛있는 게 있으면 가서 더 가져오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투자에서는 행동 편향이 심각한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각화 편향(diversification bias)을 처음 밝혀낸 이는 다니엘 리드와 조지 로웬스타인입니다. 이들은 다각화 편향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6종류의 과자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3주 동안에 걸쳐, 첫 번째 그룹에게는 매주 월요일에 그 주 동안 먹을 과자를 고르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3주 동안 내내 먹을 과자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3종 이상의 다른 과자를 고른 비율이 첫 번째 그룹에서는 단 9%였던 반면, 두 번째 그룹에서는 64%나 되었습니다. 두 번째 그룹이 더 다각화를 한 셈이죠. 보다 장기적인 목적을 가진 이들이 더 다각화에 신경 쓴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는 다양한 선택 사항을 놓고 보다 복잡한 결정을 내릴 경우, 잘못된 선택을 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다각화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때로 뷔페에서처럼 순진한 다각화가 효과를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에서 다각화 편향은 종종 n분의 1 전략으로 설명됩니다. n분의 1 전략은 모든 자산 군에 균등하게 나누어 자산 배분을 하는 것입니다. 10개의 자산 군이 있다면, 각각 10%씩 비중을 두는 것이죠. 하지만, n분의 1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잠재적으로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저마다 목표가 다르면, 위험 감수 성향도 다르기 때문이죠. n분의 1 전략(순진한 다각화)을 사용하게 되면, 불필요한 자산에 필요 이상의 비중을 두는 셈이 됩니다.


"다각화는 무지로부터의 보호수단이다. 여러분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굳이 다각화가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 것처럼 워렌 버핏만큼 집중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도 없습니다. 다각화 또는 집중 투자 어느 것이 더 나으냐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습니다. 둘 다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자신의 위험 감수 성향과 목표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투자는 자신의 개성을 넓히는 것이므로, 누군가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그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래 차트는 밀레니얼 인베스트의 패트릭 오쇼너시가 미국 대형주 전체(푸른색 선)와 이중 비싼 종목, 저품질 종목, 주가 모멘텀이 나쁜 종목 또는 발행 주식 수가 많은 종목을 배제한 포트폴리오(붉은색 선)의 성과를 비교한 것입니다("과도한 다각화의 문제" 참조).





과도한 다각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고위험 종목을 포함한 모든 대형주를 동일 가중 방식으로 담은 포트폴리오의 1963년 이래 연평균 수익률은 10.3%였으며, 연간 표준 편차는 15.9%였다. 반면, 시장에서 주가, 모멘텀 및 품질 면에서 최악의 종목 20%를 (매년) 걸러내고, 신주 발행 주식수가 많은 종목(즉, 신주 발행수 - 자사주 취득수 > 0 인 종목)을 걸러낸 경우,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정된 인덱스의 연평균 수익률은 13.1%였으며, 표준 편차 14.6%로 변동성 또한 낮았습니다.


오쇼너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 아직도 수백 종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아주 잘 다각화시켜 놓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포트폴리오는 현명한 투자 방법이 아니다. 아래 차트를 통해 위 두 가지 전략의 역사를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정 수준의 다각화는 좋은 투자 방법이다. 하지만 (고위험 종목을 포함해) 모든 종목을 보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갉아 먹힐 수 있다.


개인적으로 투자에 관한 한 가능한 한 단순한 것이 좋다는 입장이지만,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에서 순진한 다각화 편향은 포트폴리오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


이글은 필자의 개인 의견일 뿐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공감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