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투자의 거장들

매력 없는 주식을 사랑하라 - 제레미 그랜덤 1978년 포브스 인터뷰

제레미 그랜덤(Jeremy Grantham)은 1977년 GMO를 설립했으며, 지금도 GMO의 자산 배분 팀의 일원으로 최고 투자 전략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GMO가 운용하고 있는 고객 자산은 1,17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GMO를 설립한지 1년 후인 1978년 12월, 제레미 그랜덤은 포브스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역발상 투자 스타일에 대해 설명한다. 포브스에서는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매력 없는 주식을 사랑한 사람(The man who loves dogs)"라는 제목을 글을 실었다. 그 당시 GMO는 그랜덤, 마요, 반 오텔루(Grantham, Mayo, Van Otterloo & Co.)로 불리고 있었으며, 운용 자산은 단 6천5백만 달러였다. 다음은 이글을 요약한 것이다.





제레미 그랜덤: 매력 없는 주식을 사랑한 사람


"월스트리트의 모든 이들이 동의하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손실을 잘라내고 이익은 놔두라는 말이다... 이 말을 넌센스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40세의 제레미 그렌덤은 가장 좋은 전략은 수익은 잘라내고, 손실은 그냥 놔두는 것이고 주장한다." - 포브스 1978


제레미 그랜덤의 주장은 손실이 발생한 주식을 더 많이 매수해 매수 단가를 낮추고, 수익이 발생한 주식은 가능하면 조기에 수익을 확정하라는 말이다. 운용 자산이 고작 6천5백만 달러에 불과한 평범한 펀드 매니저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바보같이 보이는 말이다.


하지만, 그랜덤은 GMO를 설립하기 전, 운용 자산 18억 달러의 보스턴 기반 투자 회사에서 9년 동안 업무를 익혔다. 그랜덤이 이 회사를 나온 이유는 이 회사가 너무 비대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최고의 아이디어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재빠르게 움직이고 싶다면, 자금을 소규모로 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젊은 펀드 매니저들과 마찬가지로, 그랜덤 또한 시장이 '빌어먹을 만큼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즉, 시장은 특정한 순간에 어떤 주식에 대해 투자자와 투기자에게 알려진 모든 정보를 기반으로 한 모든 판단의 총합에 따라 주식의 가격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 포브스 1978


그 결과, 그랜덤은 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주식을 찾을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50달러짜리 주식은 5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즉, 어떤 사람들은 헐값에 거래되는 주식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이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현명하고, 정보에 근거한 결정에 의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가장 분명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수익성이 높은 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높은 수익성은 경쟁자들을 이끌어 모을 것이다. 반대로, 수익성이 낮은 기업은 수익성이 더 높은 기업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당 부문에서 경쟁자들은 떠나게 될 것이며,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오는 일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이론에 불과한 것이지만, 제레미 그랜덤은 이 이론은 거칠긴 해도,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정확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사례가 에이본 프로덕츠(Avon Products, Inc.)다. 1970년대 초반 이 회사가 잘 나가고 있을 때, 보다 낮은 주가 배수로 거래되는 2등주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이들 2등주는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었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에이본을 매각하고 2등주로 갈아타는 것이 완벽한 전략이었을 것이다. 몇 년 후 시​​장은 위험을 감수했던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안겨주었다. 계속 에이본 주식을 들고 있던 이들은 손실을 입은 반면, PER 배수가 낮았던 2등주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이익을 보았다.


"그랜덤의 격언은 '어떤 주식을 편안하게 매수할 수 있다면, 그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에이본이 다시 한 번 편안하게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체이스 맨하탄은 그렇지 않다. 그랜덤의 계좌는 에이본이 아니라 체이스 맨하탄의 주식으로 차 있다." - 포브스 1978


그렘덤은 어떤 것이 편안하게 매수할 수 있는 주식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 주식인지 정의하기 위해 주식의 상대 가치를 측정해, 나머지 시장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일련의 주식을 찾아낼 수 있는 다양한 스크리닝 방법을 이용했다. 그랜덤이 가장 중시했던 스크리닝 방법은 주식의 "현재 가치"를 살펴보는 것이다. 포브스의 글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한 기업의 향후 10년 동안의 수익을 추정하고, 이 추정치를 현재 가치로 할인한 후, 이 수치와 현재 주가와 비율을 살펴보는 것이다. 약 1,500 종목의 평균 비율을 "적정 가치"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이 그렘덤 식 방법을 이용하면, 1974년 말 상위 10% 기업의 주가는 적정 가치의 200% 이상이다. 하위 10% 기업은 단 30%에 불과하다."


10년 추정치라는 것이 다소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냐는 포브스의 질문에 그랜덤은 이렇게 답한다.


"... 우리가 내년에 지금과 아주 달라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기간이 길면 길수록, 과도한 낙관적 가정이 더 분명히 바보 같아 보일 것입니다. 추정치가 투박하긴 해도, 유용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랜덤이 이용한 스크리닝 방법의 목적은 헐값에 거래되는 주식을 찾는 것이다. 스크리닝 후에도 힘든 과정이 뒤따른다. 컴퓨터 모델은 기회를 찾아 줄 뿐이며, 이후 그랜덤은 얻어진 수치를 더욱 깊게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랜덤 묻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주식이 왜 싼가?"하는 것이다. 그랜덤은 이 주식이 시장에서 소외된 이유를 찾고 싶어 한다. 투자자들은 왜 이 주식을 편안하게 매수하지 못 하는가?


"그랜덤 1926년부터 1976년까지 두 개의 가상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백테스팅 결과를 인용한다. 하나는 손대지 않고 그냥 놔둔 포트폴리오다. 다른 포트폴리오는 매년 말 전 포지션을 재조정했다. 성과가 좋은 포지션은 수익을 확정시키고, 성과가 저조한 포지션은 비중을 높였다. 1976년 말, 손대지 않는 포트폴리오의 1만 달러는 50만 달러로 불어났다. 반면, 매년 재조정을 거친 포트폴리오는 1백만 달러로 불어났다. 매력 없는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시장보다 두 배나 더 나은 성과를 보인 것이다. 엄청나지만 사실이다."


그랜덤은 이런 전략이 작동한 이유는 산업별로 유입된 자금이 비교적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익이 높은 산업은 자본을 끌어들인 반면, 투자자들은 수익이 낮은 산업은 피한다. 포브스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 결과 불쌍한 자식이 땅을 상속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매력 없는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고통을 겪으며, 역발상 투자자들이 시류와 싸우면서 손실로 고통을 입는 기간도 있다. 느린 대형주의 중형주 기업들(1970년대 중반 기준으로 시가총액 5백만 내지 4천만 달러)이 그램덤이 선호했던 주식이었다.


"전체 기간 중 80%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 80% 기간이 보유하는 데 편안하지 못한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포브스의 글에서는 향후 몇 년 동안 시장에 대한 그랜덤의 전망을 묻는다. 그랜덤은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태도가 바뀔지에 대해 말한다. 그랜덤은 투자자들이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서 가치를 발견하게 되면서 액티브 자산 운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기 펀드의 운용 자산 또한 2억 달러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포브스의 글은 이렇게 끝맺는다:


"한편, 수익을 잘라내고, 손실은 그래도 나두는 이들도 있다. 그랜덤은 여러분이 그 과정을 견딜 배짱이 있고, 시황 소식과 주위 사람들의 속삭임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시장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러분이 그 만한 배짱이 있다면 말이다."


<출처: Value 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