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년 게티즈버그 전투 중, 북부군의 다니엘 시클즈 장군은 자기 부대를 원래의 방어선보다 앞쪽으로 이동시키고 결정했다.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깃발을 휘날리면서 이동하는 이 부대의 모습을 지켜보던 윈필드 스콧 핸콕 장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참모 중 한 명이 시클즈가 명령을 어기고 있다고 보고했다. 핸콕 장군은 이 모습을 쌍안경으로 보면서, 탄식하듯 "머지않아 퇴각하고 말텐데."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클즈의 부대는 곧 퇴각하는 처지가 되었다. 시클스 장군과 그의 부대는 남부군의 파상공세에 밀려 패퇴하고 말았다. 비록 남북전쟁에서는 북부군이 승리했지만, 이 전투에서 시클즈 장군은 명령을 어긴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과잉반응 가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횡보세를 유지해 왔던 솔라윈즈(SolarWinds)(NYSE:SWI)라는 주식이, 지난 금요일 24.5%나 주가가 급락하면서, (핸콕의 말처럼) 퇴각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주식은 단 하루 만에 약 10% 저평가된 상태에서 거의 30%나 저평가된 상태로 바뀐 것이다. 패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분기 보고서의 수정 전망을 보면, 시장이 과잉반응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과잉반응 가설(Overreaction Hypothesis)에 대해서는 1985년 워너 드 본트와 리처드 탈러의 독창적인 연구에 잘 나타나 있다. 본트와 탈러는 과거 3년 동안 최고의 성과를 올린 35개 주식을 "승자" 포트폴리오로 구성했고, 최악의 성과를 올린 35개 주식을 "패자" 포트폴리로 구성했다. 그런 다음 이후 3년 동안 대표 시장 지수 대비 각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흥미롭게도 "패자"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올린 반면, "승자"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크게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3년 동안 두 포트폴리오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거의 25%나 되었다.
이런 결과의 핵심은 주가에서 나타나는 모든 과잉반응에 대해서는, 동일한 반대 반응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런 반응은 고평가된 주식과 저평가된 주식 모두에 공히 작용한다. 저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주가가 일정하게 오버 슈팅되는 경우, 순이익 같은 어떤 회계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과거 수익률 데이터만 가지고도 반대 반응을 예측 가능할 것이다. 특히, 두 가지 가설이 나올 수 있다:
1. 주가가 극단적으로 움직였다면, 그 후 반대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다.
2. 초기 주가 움직임이 극단적일수록, 이후 일어나는 조정도 커질 것이다.
저자들은 과잉반응의 실제 규모를 구성하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1. 방향 효과 : 주가가 극단적으로 움직였다면, 이 후 반대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다.
2. 크기 효과 : 초기 주가 움직임이 극단적일수록, 이 후 일어나는 상쇄 반응도 극단적이 된다.
3. 강도 효과 : 초기 극단적인 주가 움직임의 기간이 짧을수록, 이 후 일어나는 반응은 더 극단적이 된다.
과잉반응이 사례 - 솔리윈즈
과잉반응 가설의 사례로 위에서 언급한 솔라윈즈를 살펴보자. 이 회사의 ROE는 21%이며, ROC는 23%이고, 부채는 없으며, 대차 대조표 상에 5억4천2백만 달러의 잉여 현금이 있고, 매출 중 47%가 현금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이 회사의 경영진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망스런 2분기 매출과 더불어, 이 회사는 3분기 매출을 1억3천만 - 1억3천4백만 달러(컨센서스인 1억3천6백10만 달러보다 하회)로 예상했으며, 2015년 전체 매출을 5억2백만 - 5억1천2백만 달러(컨센서스인 5억1천9백70만 달러보다 하회)로 예상했다. EPS 추정치는 3분기 0.49-0.53달러(컨센서는 0.52달러), 2015년 전체 2.00-2.08달러(컨센서스 2.00달러)로 보다 나았다.
과잉반응의 양상
이러한 결과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16일 종가 47.05달러에서 24.5% 급락한 35.54달러까지 주가가 급락했다. 이런 시장 반응은 놀라운 것이다. 솔리윈즈의 3분기 매출 예상치는 4.5% 정도 낮아졌지만, 전년 대비 15-19%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전체의 매출 예상치는 3.5% 줄었지만, 그럼에도 전년 대비 17%-19% 성장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DCF 모델로 측정해 봤을 때, 이런 변화로 이 회사의 적정 가치는 주당 54달러에서 53달러로 2%도 못 미치게 줄어들 뿐이다.
금요일의 주가 급락으로 솔리윈즈는 지난주보다 가치가 약 25%나 떨어진 셈이다. 효율적 시장 이론(EMT)을 옹호하는 이들이라면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이용 가능한 최적의 정보와 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이런 생각은 한 마디로 터무니없는 것이며, 실망스런 실적 발표에 시장이 너무 과잉반응 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같은 시장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주가 급락 본트와 탈러가 지적한 것과 같은 것이라면, 조만간 단기적으로 상당 부분의 반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도 시장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
과잉반응 가설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모든 과잉반응에 대해, 반대 방향의 과잉 반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탈러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의 과잉반응으로 주가 급락할 경우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시장의 과잉반응으로 주가 급등할 경우 매수로 대응하는 것보다 상당히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 이유는 시장의 과잉반응으로 주가 급락했을 경우, 잘못 책정된 주가로 인한 투자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 급등 시 매수로 대응한 이들은 일반적으로 주가 고평가된 상태에 진입하게 셈이 되기 때문이다. 솔라윈즈가 과잉반응 가설의 적절한 사례인지 여부는 몇 개월이 지나면 판명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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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Thomas Macpherson ㅣ 2015년 7월 21일 ㅣ 출처: Guru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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